세종시에서 보내는 편지 (1)

2, 3차 전원회의를 마치고

 

 1.

오송역 플랫폼을 나오면 곧장 오른편에 가락국수 집이 있습니다. 뜨내기 장사를 하는 곳이지만 썩 맛이 괜찮아서 최저임금위원회를 들락날락 하는 식구들이 종종 이용합니다. 급하게 끼니를 떼우고 세종정부청사로 향하는 BRT(직행버스)에 탑승합니다. 올해는 경기 청년유니온의 한지혜 위원장과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일상적으로 짜증이 많은 분이라, 시시각각 혹여 불편한 곳은 없는지, 언짢은 일은 없는지 살펴드려야 합니다.

 

2.

지난 2일과 9일 두 번에 걸쳐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5월 중에 현장방문과 전문위원회(조별회의) 이후 6월부터는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노동계와 경영계의 협상이 첨예하게 벌어집니다.

 

3.

62일에는 최저임금 위원들이 격한상견례를 나누었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 박준성 위원장(공익위원, 성신여대 교수)은 매번 자기 할 말만 하고 회의장에 있던 언론사 기자 분들을 정중히 추방합니다. 청년유니온 조사 결과, 15-39세 청년의 98.9%가 최저임금위원회의 논의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TV생중계, 시민방청은 못할망정 자리에 있던 기자들을 내보내다니. 나빠요.

 

4.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임금 수준만 결정하지 않습니다.

아래의 세 가지를 결정하는 것이 매년 최저임금위원회의 과제입니다.

 

최저임금 결정단위 (시급? 월급?)

최저임금 사업 종류별 구분여부 (업종별 차등적용)

– 2017년도 최저임금 수준

 

지난 69(3차 회의)에서는 최저임금 결정단위에 대한 토론을 격렬하게 진행하다가 노사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잠정 중단 되었습니다. 제가 작년부터 위원회에 참여하다 보니 각 안건에 대한 당사자의 구체적인 사례와 이야기가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각각의 안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금 더 자세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과 의견을 댓글이나 메시지 등을 통해 남겨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1) 결정단위

1988년 최저임금이 최초로 시행 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최저임금의 결정단위는 언제나 시급이었습니다. 우리가 최저임금하면 일반적으로 시급’, 2016년의 경우 ‘6030을 떠올리는 것은 이와 같은 최저임금의 결정 과정과 무관치 않습니다. 그런데 최저임금을 계속 시급으로 결정하다보니 문제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노동하는 사람들이 임금을 받고, 생활을 꾸려나가기 위해 소비를 하는 방식은 월급을 기준선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한 달에 얼마를 벌고, 주거비와 교통비로 얼마가 나가고, 얼마를 저축할 수 있다.’

 

일반적인 삶의 기준인 월급과 최저임금의 결정단위인 시급사이에 간극이 있다 보니, 수 많은 사람들이 최저임금을 자신의 임금 수준과 비교하고 연결시키기 어렵습니다.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월급 130만원을 받는 노동자가 최저임금(6030)은 나와 관련 없는 일이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최저임금은 노동자의 최저 생계를 보장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니, 대다수 노동자의 기본적인 생활단위가 되는 월급을 기준으로 토론하고 결정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노동계는 2017년도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결정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경영계는 사람들마다 일하는 시간이 달라 일선 현장에서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니, ‘관행을 따라 시급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 사업 종류별 구분여부 (차등적용)

경영계는 십여 년간 업종, 지역, 연령별로 최저임금을 차등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제위기를 근거로 이 요구를 더 강하게 제기하고 있습니다. 경영계에서 더 낮은 최저임금을 주자고 주장하는 영역은 업종(서비스, 문화예술 업종), 지역(서울 외 지역), 연령((), 고령층)입니다. 서비스업은 노동강도가 낮아서, 서울 외 지역은 물가가 싸서, 청년들은 보조소득원(용돈벌이)이므로, 어르신들은 업무능력이 좋지 않아서, 최저임금을 차등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3) 최저임금 수준

616일에는 제4차 전원회의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이 날은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노동계는 월급 209만원(시급 1만원)을 제시합니다. 올해 경영계는 얼마를 제시할까요? 또 동결안을 내서 10년 연속 동결 혹은 삭감안 제시 기록을 세우게 될까요? (버럭.)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법정시한은 628일입니다.

 

 

<최저임금 3가지 안건에 대한 조합원의 말말말’>

                       –청년유니온 최저임금 워크숍, 지역투어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생각하면 훨씬 직관적이고 가깝게 느껴져요

단기 아르바이트만이 아니라 직장인들에게도 최저임금이 중요하죠

청년이 용돈벌이? 보조소득이 아니라 주소득원이라고 인증해야 하나요?”

서울 롯데마트와 부산 롯데마트의 물건 가격이 다른가요?”

최저임금은 기본베이스에요. 상황에 따라 더 줘야지 왜 덜 주나요

지역, 연령, 업종 등 차등적용은 최저임금을 무력화시키는 조치에요

같은 업종 내에서도 다양한 노동이 존재하는데, 일률적으로 차등적용?”

서비스업이 에어컨 바람 맞고 편하다고요? 에어컨 날 위해 틀어준거 아니잖아요

적정 소득이 보장되어야 문화예술과 같은 산업의 다양성이 살아날 수 있어요

소상공인과 함께 살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려나갔으면 좋겠어요

 

 

5.

616일에 진행 되는 제4차 전원회의를 기점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둘러 싼 경영계와 노동계의 논쟁은 한층 격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늘의 생존을 넘어, 내일의 희망을 그릴 수 있는 최저임금이 결정 되어야 합니다. 영세자영업자와의 소모적인 대립을 넘어, 상생의 사회를 그릴 수 있는 논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한없이 부족한 역량으로 수 백만 시민들의 삶을 좌우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하다보니 부담감과 책임감이 큽니다.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들의 마음을 모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청년유니온 위원장 김민수 드림.

 

<최저임금위원회 협상과정 자세히 보기 웹진>

youthunion.kr/xe/index.php?mid=minimumwage&category=13559&document_srl=13766

 

<최저임금 집중캠페인 이런시급 6030>

– 일시: 618()

– 시간: 늦은 430-7

– 장소: 홍대 걷고 싶은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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