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 영면(永眠)하심에 부쳐

 

백남기 농민의 명복을 빕니다.

 


 화창한 가을, 맑은 날씨로 설레던 지난 924, 청년유니온 조합원들과 서울 지역 곳곳에서 동네모임을 한창 진행하던 중, 뜻밖의 비보를 접하였습니다. ‘백남기 농민이 위독하십니다.’ 이에 동네모임을 마치고 하나 둘 뜻을 모아 모인 조합원들과 함께 서울대학교병원 중환자실로 향했습니다.




 지난해 1114일 그날, 경찰의 물대포에 의해 쓰러진 사람은 농민 백남기가 아닌 청년 ○○○일 수 있었고, ’학생 △△△일 수도 있었으며, ’시민 □□□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 청년이, 학생이, 시민이 부당한 현실에 대해 부당하다고, 고쳐야한다고 외치는 바로 나 자신일 수도 있었기에 조합원들도, 청년유니온도 백남기 농민의 위중한 상태에 마음 졸이며 자리를 지켰습니다.


 


 25일 오후 158, 백남기 농민이 숨을 거두신 비통한 상황 속에서 충분히 추모할 겨를도 없이 경찰의 부검 시도 소식에 시신 탈취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공권력의 손에 백남기 농민의 마지막을 맡길 수 없기에 장례식장으로 운구하는 행렬에 이어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키기 위한 행동에 청년유니온도 동참하였습니다.


 


 주말을 꼬박 백남기 농민 곁에서 경찰의 부검 영장 청구 결과를 기다리며 영안실을 내려가는 길목을 지키던 초조한 시간이 지나고 영장이 기각되었다는 소식에 잠시나마 환호했던 26일 새벽, 마무리 집회를 마치고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기 위해 학교로, 편의점으로, 도서관으로, 사무실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던 조합원들의 뒷모습이 무색하게, 경찰은 부검 영장을 재청구 하였고, 청년유니온은 다시금 촛불집회로 모여 밤을 지새웠습니다.


 


 법원의 두 번째 영장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지금 이 시간이 참으로 당혹스럽습니다. 헌법 1조에 민주공화국임을 밝히고 있는 나라에서 국가의 과잉 진압으로 목숨을 잃은 한 농민의 죽음을 앞두고 오히려 병원을 둘러싸고 통제하는 경찰들의 모습, 이미 명백히 밝혀진 사인이 있음에도 사인을 확인해야 한다며 청구하는 부검 영장과 계속된 부검 시도, 민주시민으로서 무능한 정부를 비판하고 부당한 행태에 맞서 권리를 행하던 한 시민의 죽음 앞에 사과는 커녕 국가는 가혹하리만치 잔혹하고 비상식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마지막 가는 길마저 막아서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미 법원에서 한차례 기각되었고 유족들이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영장 재청구에 이어 부검이 필요한 사유를 대는 추가소명자료까지 제출하여 법원의 영장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경찰을 위시한 정부는 유족 분들의 요구에 응하여 시신의 부검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특검 도입을 비롯한 모든 수단을 통하여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에 적극 나서기 바랍니다.


 


 청년유니온은 정부의 백남기 농민 부검 및 사건 왜곡/은폐 시도에 맞서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키는 자리에 함께할 것입니다.


 


2016. 09. 28


청년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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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일정


매일 저녁 7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촛불문화제


– 101() 오후 3시 서울 대학로 범국민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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