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을 착취해서 만든 즐거움은 끝내야 한다

“누가 나를 진정으로 위로해줄까?”

노량진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애환을 그려내면서, 청년들의 마음을 위로해주었던 tvN 드라마 ‘혼술남녀’. 우리는 이제야 그 카메라 뒤에서 쓰러져 간 청년의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故이한빛 PD가 세상을 떠난 지 6개월이 지나서야 말할 수 있었다.

지난 6개월 동안 CJ E&M은 제대로 협의에 임하지 않았다. 유가족 측의 객관적인 자료 요구를 거부한 채, ‘해당 제작현장의 노동강도가 특별히 높은 편이 아니’고 오히려 ‘한빛 PD의 근태불량으로 사측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해왔다. 4월 18일, 대책위 입장이 기사화 된 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CJ E&M은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마저도 유가족과 대책위는 CJ E&M이 아니라 언론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내용도 유가족의 요구는 또다시 외면한 채,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였다.

故이한빛 PD의 죽음은 단순히 애도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열심히 꿈을 좇았던 한 청년의 미래를 끊어냈고, 지금도 어디에선가 같은 꿈을 꾸고 있을 청년들에게 절망을,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그동안의 위로가 기만이었다는 배신감을 안겨주었다.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드라마를 만들고자 입사한 신입사원의 꿈이 부서졌다. 지금도 카메라 뒤에 또 다른 한빛 PD가 있다. 우리는 이들의 꿈마저 부서지게 둘 수 없다. 그래서 “이 바닥은 원래 그래”라는 말로 넘어갈 수 없다. 원래 그렇다고 그런 인격을 말살시키는 구조가 정당화될 수 없다. 이 세상에 원래부터 그런 것은 없다.

‘이 바닥’의 변화는 당연히 CJ E&M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이대로는 CJ E&M이 故이한빛 PD의 죽음에 애도를 표할 자격도, 청년들에게 위로를 건넬 자격도 없다. 누군가의 꿈을, 인격을, 노동을 착취하여 만들어내는 ‘즐거움’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

2017년 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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