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죽음, 누구의 책임입니까?
– 한 공기업에서 짓밟히고 있는 청년의 삶 –

우리는 또 다시 하나의 삶을 떠나보냈습니다. 지난 9월 12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서 일하던 한 20대 청년이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2년 간 성폭력과 폭언, 협박에 시달렸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고, 결국 우울증에 시달리던 청년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가해자는 자진퇴사로 징계를 피하고 최근에는 모 대학에 교수로 임용되었습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기관에서 벌어진 다른 사례들은 두 눈을 의심케 합니다. 상사의 지속적인 언어 성폭력에 한 청년은 입사 두 달 만에 퇴사했고, 해당 상사는 6개월 감봉 징계만 받았습니다. 실수를 할 때마다 스스로 머리를 때리게 시켜서 하루에 200번 넘게 자기 머리를 때려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거나, 실수에 대해 벌금을 내게 해서 한 달에 200만 원이 넘는 벌금을 내게 강제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주말에 전화통화를 하다가 대답을 3초 만에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고서를 200장 더 쓰게 시켰습니다. 일부 몰지각한 개인의 문제만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죽음을 선택한 청년의 고통뿐만 아니라, 지금도 이런 일터를 견디고 있는 청년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우리는 무엇을 바뀌었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일터의 문화부터, 뿌리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일자리 창출과 채용비리의 근절만 아니라, 공공부문의 폐쇄적이고 위계적인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우리 사회가 청년들에게 져야만 하는 최소한의 책임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청년유니온 또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싸워나가겠습니다.

2017. 11. 3.
청년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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