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혼술남녀 신입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 민주언론상 특별상(활동부문) 수상


청년유니온과 35개 시민단체가 함께한 tvN혼술남녀 대책위가 민주언론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대책위를 대표해서 청년유니온이 시상식에 참석했습니다. 아래 수상소감 원고와 현장사진을 통하여 소식 전해드립니다:)

[수상소감]

뜻깊은 상을 받게 되어 대단히 기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작년 10월 26일 이한빛 PD가 세상을 떠난 날로부터 며칠 뒤 그의 가족 분들을 만나 자세한 사정을 전해 들었습니다. 회사는 그의 죽음을 ‘개인적이고 우발적인 일’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보았지만 이한빛PD가 남긴 글에는 방송 산업의 노동실태에 대한 고발과 그 속에서 느낀 슬픔과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촬영장에서 스태프들이 농담 반 진담 반 건네는 ‘노동착취’라는 단어가 가슴을 후벼 팠어요. 물론 나도 노동자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그네들 앞에선 노동자를 쥐어짜는 관리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요. 하루에 20시간 넘는 노동을 부과하고 두세 시간 재운 뒤 다시 현장으로 노동자를 불러내고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이미 지쳐 있는 노동자들을 독촉하고 등 떠밀고 제가 가장 경멸하던 삶이기에 더 이어 가긴 어려웠어요.”

– 이한빛 PD의 유서 중

대책위원회의 구성과 사건의 공론화를 결심하기까지 고민이 컸습니다. 이 사회에서 노동현장의 사회적 사건을 제대로 규명하고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더욱이 갈등의 상대방은 막강한 권력과 자원을 가진 재벌 대기업이었습니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압도적 다수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한데, 언론사와 미디어가 우호적인 역할을 수행해줄지도 우려스러웠습니다. 이한빛PD가 고발한 노동의 현장이 다름 아닌 미디어 산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과정 끝에 35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 구성되고, 이한빛 PD가 세상을 떠난지 6개월만에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지난 4월 18일, 사건이 최초로 공론화 된 기자간담회의 풍경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당시 저의 시선 속에서는 애써 눈물을 참으며 유가족의 발언을 한 글자 한 글자 놓치지 않고 기록하는 기자 분들의 모습이 여럿 담겼습니다. 타자 소리로 가득 메워진 회견장은 분노와 슬픔, 적막함과 호소가 공명되었습니다. 그리고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전달 된 이한빛 PD의 목소리는 수많은 청년노동자와 시민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사건이 최초로 공론화되고 3개월, 싸움의 중요한 고비마다 뜻있는 언론이 현장을 담아냈고 그 길 위에서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가 형성되었습니다. 대표이사가 유가족과 대책위를 만나 고개를 숙인 것은 이 과정의 자연스러운 결론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승리, 그리고 오늘의 영광스러운 수상의 공은 이 싸움을 끝까지 지켜준 시민 분들과 용기 내어 현장을 기록한 기자님들에게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안타깝게도 이한빛 PD는 다시 돌아올 수 없겠지만, 그가 남긴 온기는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생동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사회 어딘가에 있을 또다른 한빛들의 삶에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현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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