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성명]

잊지 않겠습니다

김용균 님을 떠나보내며

 

오늘(29) 김용균님의 장례가 치러진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비용으로 취급하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해야했던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에 깊은 조의를 표한다. 늦게나마 정부와 여당이 진전된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은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정부와 여당은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대책을 담은 당정합의문에서 김용균 님의 죽음을 끝으로 위험을 하청업체에 전가하는 관행을 바로잡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라는 취지를 담아 진상규명위원회 구성, ‘재발방지 및 구조적근본적 개선방안 마련, 시행’, 석탄발전소 현장 21조 시행 및 적정인원 충원, 발전소 하청업체 노동자 정규직화 및 직고용 그리고 이상의 방안이 충실히 이행되도록 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위험의 외주화 방지원칙을 분명히 했다. 이는 공기업의 비용절감이라는 목적아래 이루어진 위험의 외주화가 고인의 죽음의 근본적 원인임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으로서 유의미하다. 정부와 국회는 이번 합의가 선언으로 그치지 않도록, 더 이상 고인의 죽음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후속대책을 빈틈없이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전반적 제도개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현장에 안착되도록 실효성 있는 노동행정을 추진해야 하며, 국회는 조속한 시일 내 기업의 부주의로 인해 노동자가 사망할 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및 처벌을 강화하는 기업처벌법을 통과시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비용으로 취급하는 자본과 기업에 엄중한 경고를 내려야 할 것이다. 누군가 죽지 않아도, 그 유족이 고통스럽게 싸우지 않아도 국가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책임을 더 이상 방기해선 안 된다.

 

지난 두 달여 기간 많은 청년들이 고인의 죽음에 아파했다. 그의 죽음이 구조적 모순에 의한 것이었단 점에서 일터에서 스러져간 수많은 청년들을 다시 상기시키며, 또 다시 그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무력감과 원망, 슬픔과 분노 사이를 오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청년들,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며 무력감에 균열을 내고, 슬픔과 분노를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용균이 친구들의 죽음은 막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간 위험의 외주화에 정면으로 맞선 고인의 부모님의 치열한 싸움 때문이었다. 무력감에 빠져서는, 슬픔과 분노에 차 울거나 욕하기만 해서는 아직 살아있는, 여전히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간 그 일터로 매일같이 출근하는 청년들의 죽음을 막을 수 없다는 뜨거운 육성때문이었다. 청년유니온은 짧지 않은 시간, 아들의 죽음으로 인한 고통과 슬픔 속에서도 국가에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와 같은 죽음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싸워온 고인의 부모님께 진심어린 존경과 위로를 전한다.

 

청년유니온은 고인을, 고인의 죽음을,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간 구조적 모순을, 이에 정면으로 맞선 김미숙(고 김용균 님 어머니), 김해기(고 김용균 님 아버지)님의 외침을, 오늘도 뜨거운 숨결을 품고 일터로 나서는 청년들이 있음을 잊지 않겠다. 청년유니온은 청년노동자 김용균 님을 떠나보내는 오늘을 기억하며 청년들을 비롯한 시민 모두의 일 하다 죽지 않을 권리, 안전한 환경에서 일 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싸워가겠다.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201829

청년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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