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청년/비정규직이 사회적 대화의 “보조축”입니까?
– 경사노위 여성/청년/비정규직 대표 제3차 본위원회 관련 입장 –

전국여성노동조합•청년유니온•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오늘 오전에 열릴 예정이었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3차 본위원회에 깊은 고뇌와 숙고를 거듭한 끝에 불참을 결정했습니다. 미조직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은 그 누구보다도 심각하게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저희 3명은 정말 뼈를 깎는 심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새로운 사회적 대화의 첫 합의가 탄력근로제 확대라는 노동권 후퇴로 이루어져서는 안 됩니다. 지난 2차 본위원회 이후, 탄력근로제 확대 합의안에 대해 재논의를 요구하였음에도 경사노위는 여전히 노사정 합의가 이뤄졌다는 대답만 돌아왔을 뿐입니다. 본위원회 위원으로서 또다시 자괴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업부조 도입과 고용서비스 인프라 확충을 담은 고용안전망 강화 합의문 채택, <양극화 해소와 고용+ 위원회>의 출범이 늦어지는 것은 안타깝지만,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역행하는 탄력근로제 확대가 무리하게 추진되는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여성/청년/비정규직을 대표하고자 경사노위에 참여한 저희 3명은 받아드릴 수 없습니다.

특히 지난 7일, 제2차 본위원회에서 의결이 무산된 직후에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내놓은 막말은 우려를 넘어, 사회적 대화를 통하여 자신의 문제가 대변될 것이라는 여성/청년/비정규직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일부에 의해 전체가 훼손”되었다거나, “여성·청년·비정규직도 중요하지만 보조축”이라는 말은 사회적 대화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사회적 대화는 단체교섭조차 할 수 없는 미조직 노동자에게 가장 절실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미조직 노동자의 문제는 사회적 대화의 주축이어야 합니다.

더구나 “세 번의 기회를 주고, 특단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거나 무산되었다는 이유로 의결 방식을 바꾸겠다는 말은 사회적 대화에 임하는 상대를 대화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듭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걸었던 기대에 걸맞게, 함께 성찰하고 끈기를 갖고 인내해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 없이 본위원회 위원으로서의 역할을 부정하고, 아무런 교감도 없이 다음 회의를 주말을 제외하면 이틀 만에 개최하는 것은 그동안 사회적 대화를 위해서 각 주체가 해온 노력을 허사로 만드는 일입니다.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가 과거의 노사정위원회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됩니다. 확대된 대표성과 협의기구라는 성격에 맞게 운영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여성/청년/비정규직 노동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것을 가로막고 있는 현 상황이 해결되어야만 합니다. 탄력근로제 확대 합의안에 대해서도 성급하게 본회의를 소집하여 형식적 의사결정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한 논의를 거칠 것을 본위원회의 위원으로서 요구합니다. 또한 사회적 대화의 ‘주축’인 여성/청년/비정규직 위상을 부정하는 발언을 철회하고, 취약계층의 목소리가 사회적 대화의 ‘주축’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것이 미조직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대화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길임을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되새기길 바랍니다.

2019년 3월 11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여성 대표 나지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청년 대표 김병철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비정규직 대표 이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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