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고용노동부 드라마 제작현장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부쳐]

원래 그런 것은 없다. 드라마 제작스태프 노동환경의 변화를 기대한다.

지난 2월 드라마제작환경개선TF (전국언론노동조합,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다산인권센터, 청년유니온,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선 드라마제작현장 스태프들의 노동실태 제보센터를 열고, 그 결과를 분석하여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한바가 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라디오 로맨스(KBS 방영, 얼반웍스 제작), 그남자 오수(OCN 방영, IMTV 제작), 크로스(tvN 방영, 로고스필름․스튜디오드래곤 공동제작) 3개의 드라마 제작환경(외주제작업체 4개소, 도급업체 29개소 대상)을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여 지난 9월 20일에 결과를 발표하였다. 결과에 따르면 3개 드라마 제작현장 스텝 총 177명 중 157명에 대해 근로자성 인정한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청년유니온은 프리랜서 계약이란 이유만으로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던 드라마 촬영현장의 상당수 스텝들을 근로자로 인정하여 법 위반사항에 시정시지 및 후속조치에 나서겠다는 고용노동부의 발표에 환영을 표한다.

고용노동부는 계약의 형식보단 실질적으로 사용주의 지휘감독 하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되어 있는가를 기준으로 근로자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을 삼아 드라마제작촬영 현장의 대다수 스텝들은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1)사실상 노무제공을 대가로 고정급을 지급받음, 2)담당 업무가 사전에 정해져있음, 3)근로시간‧장소가 제작일정에 따라 사전에 정해지며, 4)구체적 업무 지시에 따라 업무수행에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고 있음, 4)제3자를 고용하여 자신의 업무를 대체할 수 없음, 5)드라마 제작기간 동안 다른 업무 종사가 불가능함, 6)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을 스스로지지 않음 등이 근로자성 인정의 구체적 이유이다. 주로 외주제작사와 개별적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연출팀(FD, AD, 스크립터, 스케쥴러), 제작팀(제작보조), 촬영팀(포커스, 카메라보조, 데이터매니저)의 상당수 스텝들이 근로자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노동자임에도 노동자라 인정받지 못했던 이들의 근로자성 인정은 매우 당연한 바이며, 방송사로부터 내려오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 권리를 행사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이들에게 최소한의 숨통을 틔워주게 만든 값진 성과라 평할 수 있겠다.

외주제작사로부터 도급을 받은 팀장(업체)으로부터 고용이 된 조명, 장비, 미술팀의 스텝들 또한 위의 기준을 바탕으로 근로자에 해당된다고 고용노동부는 밝혔다. 그러나 해당 분야 별 팀장 등 외주제작사와 ‘턴키계약’을 맺은 도급업체들은 독립된 사업주라는 판단을 내려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이에 각 분야별 팀장(업체)들은 고용한 스텝들의 근로기준법을 직접 보장시켜야 할 의무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스텝들의 근로자성 인정은 당연히 환영하는 바이다. 그러나 팀장 개인이 영세하게 운영할 수밖에 없는 조건에서 스텝들의 근로조건을 온전히 책임지는 동시에 외주제작사의 업무 지시에 자율성을 보장받기 어려운 도급업체들에겐 근로자성만을 잣대로 삼는다면 이 또한 사각지대로부터 방치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에 청년유니온은 도급업체 또한 방송사 및 외주제작사의 지시 하에서 발생하는 부당한 요소들의 개선을 요구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를 인정하고, 턴키계약 근절을 강제하기 위한 고용노동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단 것을 주장한다.

열악한 노동조건과 인권침해가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는 드라마 제작환경을 문제제기 하며 하늘나라로 떠난 故이한빛 PD 사건이후로 청년유니온을 비롯한 수많은 단체들은 ‘카메라 뒤에 사람이 있다’라는 절박함으로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를 펼쳐오고 있다. 드라마로부터 지친 삶의 위로를 받고 있는 수많은 청년들 또한 드라마를 제작하는 노동자들도 행복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 또한 커져가고 있다. 이에 방통위, 고노부 등 5개 합동부처의 ‘방송프로그램 외주제작시장 불공정 관행 개선 대책’ 발표를 시작으로, 방송사에서 드라마를 직접 제작하는 촬영현장의 경우엔 노동권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실제로 만들어져 스텝들에게 적용되기 시작했다는 당연하고도 소중한 성과들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잠 좀 자며 일하고 싶다’, ‘이러다가 정말 쓰러질까봐 두려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일하다가 다쳐도 치료비도 안 나온다’, ‘매일같이 사비로 컵라면과 삼각 김밥을 사먹고만 있다’, ‘최저임금은 고사하고 새벽에 일을 마치더라도 차비도 지급받을 수 없다’ 등 외주 제작사 소속의 드라마 촬영현장은 여전히도 방치되고 있다는 스텝들의 제보들이 이어져오고 있는 현실이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완전히 끊기가 어려운 현실이라면 고용노동부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근로감독과 제대로 된 조치들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이번의 근로감독 결과를 바탕으로 최저임금, 근로시간, 근로계약서 작성 위반 등의 조치 등에 강도 있게 나서서 외주 제작사 소속 드라마 촬영 현장의 스텝들도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만들기를 촉구한다. 나아가 ‘원래 이 바닥의 관행이다’란 드라마 촬영 현장의 뿌리 깊은 모순들을 뽑아내고, 보람차고 인권의 보장이 당연시 되는 노동의 현장을 위하여 청년유니온은 끝까지 노력해 나갈 것이다.

2018년 10월 10일
청년유니온

#tvN_그후 #이한빛PD #화유기 #드라마제작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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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현장제보캠페인: www.facebook.com/y.union1030/posts/172730081062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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