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부쳐]

불평등 해소에 턱없이 모자란 2.87% 인상,
사용자위원의 몰염치를 공익위원이 방치한 결과.


2020년도 최저임금이 2.87% 인상된 8,590원으로 결정되었다. 세계 금융위기 직후에 결정된 2010년 최저임금 2.75% 인상안 이후로 10년 만에 최저치다. 최저임금의 실질가치 유지와 소득격차 확대 방지를 위한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의 합(4.2%)에도 한참 못 미치는 결과이다. 결과만큼 실망스러운 것은 과정이었다. 사용자위원들은 소상공인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모두 최저임금 문제인 것처럼 주장했다. 최저임금 위반을 가늠하게 하는 미만율을 마치 지불능력의 절대적 증거인양 말하는 것도 반복하였다. 최저임금 4,110원이었던 2010년에도 숙박음식업과 5인 미만 사업장의 미만율은 30% 내외였다. 2010년에 청년유니온이 진행한 전국 편의점 아르바이트 실태조사에서도 66%가 최저임금 위반이었다.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위법적인 상황을 최저임금법에 반영해달라는 주장은, 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심지어 이를 최저임금 삭감의 무기로 사용하겠다는 초법적 사고가 아닌가?

자영업 과밀경쟁은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다른 이름이다. 노동시장에서 밀려나 생계형 자영업자로 내몰린 노동자들의 다른 이름이다. 하지만 경총을 비롯한 사용자 위원들은 이러한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이용하여, 법적으로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최저임금 삭감 주장을 표결 직전까지 고수했다. 게다가 제도개선이라고 함께 제출한 내용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의무화, 5인 미만 차등적용, 지역별 차등적용, 외국인 감액 적용 등 가장 밑바닥 노동자의 임금으로 사회를 분열과 갈등으로 몰고 가는 내용 밖에 없었다. 최저임금을 올릴 수 없다면 재분배를 통해 어떻게 보완할지를 주장해야 상식적이다. 게다가 노동계가 최저임금 1만원과 함께 제출한 경제민주화 제도개선 요구는 진정성이 없다고 폄하했다. 경총을 비롯한 사용자위원들이 진정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몰염치를 공익위원이 철저하게 방치하였다. 비상식적인 삭감안 철회도 0%와 9.9% 사이에서 수정안을 내라는 권고도 아닌 의견을 내놓으면서도 회의록에 남기지도 않고, 사측의 무책임한 주장에도 적극적 조정이나 어떠한 의견 개진도 내지 않고 사실상 방관했다. 그 결과 2020년도 최저임금 결정은 수많은 청년의 기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사용자위원의 몰염치는 회의장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경총은 동결 이하에서 결정되지 못하여 아쉽다면서 제도개선전문위원회를 통해 차등적용을 해야 한다며 굽히지 않고 있다.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인상률임에도, 아쉽다고 하는 작태는 앞으로도 최저임금 삭감을,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뻔질나게 주장하겠다는 속내가 뻔히 보이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부화뇌동하여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최저임금 2.87% 인상이 “시장을 또다시 얼어붙게 만드는 충격파”라고 하고 있다. 청년유니온은 최저임금 결정과정을 책임을 다하지 않은 공익위원, 사실상 삭감수준의 인상액을 결정해놓고도 아직도 최저임금이 높다는 몰염치한 발언을 하고 있는 경영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청년유니온은 최저임금이 청년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인간적 삶을 위한 최저선이 될 수 있도록, 최저임금에 대한 부당한 공격에 맞서 싸울 것이다.


2019년 7월 13일
청년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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