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노동위원회 2기 출범과 본위원회 의결에 부쳐]

마치 아무 일 없듯이 의결되어버린 탄력근로제 확대, 
과연 무엇이 ‘정상화’인가?

어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정상화’되었다고 한다.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를 갈아치우고 탄력근로제 확대 등의 3개 합의문과 2개 회의체 신규 구성 등을 의결하였다. 특히 그동안 1년 가까이 경사노위를 둘러싸고 내용상, 과정상의 문제로 논란을 빚은 탄력근로제 합의문은 결국 토시 하나 바뀌지 않고 의결되었다. 3월 7일부터 본위원회 파행의 진통은 마치 아예 없었던 것처럼 잊혀졌다.

이번에 의결된 탄력근로제 확대는 노동조합이 없는 미조직 사업장에서의 과로사 합법화일 뿐이다. 비록 하루 11시간 연속 휴식시간 의무화가 포함되었으나, 노동조합이 없는 미조직 사업장에서는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로 쉽게 무력화될 우려가 크다. 이와 관련하여 4차례에 걸친 본위원회 파행 과정에서 제기되었던 과로사 방지법 제정, 미조직 사업장에서의 근로자대표 선출의 공정성에 대한 후속 논의는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최근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주52시간제 ‘보완’ 입법과 ‘입법 없이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을 모색하라고 지시하였다. 이제 전면적으로 근로시간 단축 역행을 공공연하게 선언하는 마당에, 사회적 대화기구가 구시대적인 장시간 노동 체제를 온전하기 위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

새롭게 구성된 경사노위 2기의 위원 구성도 문제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의 개편에서 핵심이었던 미조직 계층 대표들에게 일방적인 합의문 수용을 요구하다가 해촉하고, 새로 구성하여 바로 통과시켰다. 비정규직 대표의 독립성도 문제이지만, 여성 대표는 위촉조차 하지 못한 반쪽짜리 구성이다. 전임 위원들이 반대하다가 해촉되고, 하물며 온전히 구성되지 않은 계층별 대표가 독립적으로 취약계층 이해대변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이번 경사노위 본위원회에서 통과된 <양극화 해소와 고용+ 위원회> 신설도 현재 한국사회에 필요한 핵심적 주제이지만 지금까지의 과정과 구성을 보았을 때 기대는커녕 우려만 될 뿐이다.

오로지 통과를 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이는 사회적 ‘대화’일 수는 없다. 지난 경사노위 1기가 파행을 거듭한 이유이다. 이견이 큰 의제를 논의하는 과정은 당연히 갈등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미조직 취약계층을 충분히 대변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갈등을 더욱 확대하고 공론화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한 갈등을 외면하거나 지우고서는, 혹은 거수기로 만들면서는 사회적 대화가 앞으로 나아갈 수도, 정상화될 수도 없다. 경사노위와 정부는 노동 역주행을 중단하고 진정한 사회적 대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노동 존중과 불평등 해소를 바라는 청년들의 열망이 차갑게 식어버린 결과를 곧 마주하게 될 것이다.

2019년 10월 13일
청년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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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토론회] 사회적 대화의 길을 묻다 (3/28)

▶️경사노위 정상화는 운영위원회에 달려있습니다 (5/13)

▶️5차 본위원회 돌연 취소에 대한 공동 입장 – 통보한 적 없는 불참, 들러리만 요구하는 정부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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