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최저임금 운동을 시작하며, 조합원 및 후원회원 분들께 드리는 글]

회의장이 아닌 가장 낮은 노동자의 현실에서, 
청년유니온이 다시 시작합니다.


  4,110원. 청년유니온이 창립되었던 2010년도 최저임금 금액입니다. 2010년 봄, 청년유니온은 전국에 500여 곳의 편의점을 돌면서 최저임금 준수 실태를 고발하였습니다. 턱없이 낮은 수준이었음에도 66%가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고발하며, 최저임금은 현실적인 수준으로 높이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아르바이트 노동에서도 노동법은 지켜져야 하는 당연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2011년에는 커피전문점 주휴수당 문제를 제기하여,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사문화되어 있던 근로기준법 제55조를 되살렸습니다. 2015년부터 노동자 위원의 한 사람으로 최저임금위원회에 직접 참여하여, 월 환산액 병기와 회의 논의 내용 공개에 앞장섰고, 특히 두 번의 최저임금 대폭인상으로 최저임금 금액을 보다 현실적인 수준으로 끌어 올렸습니다.

  최저임금 8,590원. 10년이 지난 지금, 많은 것이 달라졌음에도 최저임금이 임금교섭이 불가능한 미조직 노동자들의 기준 임금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최저임금 1만원’ 구호를 반복하는 것이 마치 최저임금 운동의 전부인 것처럼 여겨지고, 최저임금위원회 참여만으로는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내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덮쳐 온 코로나19는 사회 구석구석을 얼어붙게 하고 있고, 그 속에서 가장 취약한 노동에 놓인 이들의 삶부터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을 말해야 할 때가 돌아왔지만, 주변 상황은 최악이라고 말해도 전혀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청년유니온의 가장 처음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주변부 노동시장에 미조직된 청년 노동자의 삶.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고, 교육에서 취업으로의 이행 과정에서 탈락하면 사회로부터 단절되고, 입직과정에서 실습, 수습, 인턴, 신입 등 온갖 불합리를 감내해야 하고, 들어간 직장에서도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그런 청년의 노동을 대변하기 위해 수많은 활동을 해왔습니다. 청년유니온에게 최저임금 운동은 가장 취약한 노동을 대변하는 운동이고, 그렇기 때문에 매해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2020년, 청년유니온의 최저임금 운동은 더 낮은 최저임금을 받는 것과 다름없는 초단시간 노동자에게 향하려 합니다. 이들은 지금 최저임금 제도의 가장 큰 빈틈 속에 있고, 짧은 근로시간으로 인한 낮은 소득, 가장 먼저 해고당하는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15시간미만 일하는 자는 보조소득자라는 낡은 관념으로 노동권에 차등을 둔 낡은 제도 속에 놓여있습니다. 주휴수당 미적용으로 최저임금의 16.7%에 달하는 차별이 발생하고, 퇴직금은커녕 사회보험도 제대로 가입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2년 동안 2배 가까이 늘어나 96만에 달하는 초단시간 노동자는 코로나19 앞에서 가장 먼저 해고당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가 2021년도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가장 전면에 드러나야 합니다. 그래야만 이들이 처한 현실을 실제로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삶을 위한 평등한 최저임금. 최저임금의 의미를 되새기며 지난해에 청년유니온이 내건 이야기였습니다. 최저임금은 임금 교섭을 할 수 없는 노동자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선으로 기능해야 합니다. 그 의미를 단단히 하는 최저임금 운동으로 새롭게 나아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 올해 청년유니온은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장이 아니라 거리에서, 초단시간 노동자와 최저임금 노동자의 곁에서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지난 5년 동안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 위원으로서의 성과에만 안주하지 않겠습니다. 최저임금 운동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겠습니다. 그리고 그 길에 조합원들, 수많은 청년 당사자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5월 18일
청년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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