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 최저임금 1.5% 인상 결정에 부쳐]



예견된 결과, 무책임한 교섭으로 방기한 노사공 모두의 몫.



지난 새벽, 최저임금위원회에서 2021년 최저임금을 1.5% 인상한 8,720원으로 결정하였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역대 최저치의 인상율은 뻔히 예견된 결과였다. 예상보다 훨씬 소리소문없이 이루어진 올해 최저임금 교섭은 사각지대에 놓인 저임금 노동자의 삶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한지 보여주었다. 교섭과정에서 노사공 모두가 방기한 사회적 책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청년유니온은 올해 최저임금 협상을 앞두고 뻔히 예견되는 낮은 수준의 인상률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초단시간으로 대표되는 제도개선 사각지대를 개선할 것을 강력히 주장해 왔다. 코로나19라는 비상한 시기 속에서 노사가 금액으로 줄다리기 하는 방식의 관성적인 최저임금 교섭으로는 취약계층 노동자의 삶을 개선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현장에서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극도로 높아져있는 상황에서, 인상률 자체에 대한 사회적 동력도 크지 않다. 또한 최저임금이나 주휴수당을 우회하기 위한 쪼개기 고용, 위장 프리랜서 계약, 플랫폼 노동의 대두 등이 저임금 노동자에게 더욱 중요한 화두이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청년유니온은 주휴수당을 무급화하되 최저임금 절대수준 자체를 10,320원 이상으로 끌어 올려서,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노동의 최저기준선 자체를 높이는 데에 집중하자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노동계는 지난 해 표결을 통해 받아들여야만 했던 낮은 인상률의 협상 결과에 얽매여, 이를 벗어나는 어떠한 전략 변화도 없이 최저임금 1만원을 고수하였다. 특히 공익위원이 4년 만에 심의촉진구간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 추천 노동자위원은 불참을 선언하여 숫적 열세를 자초하였다. 코로나19 속에서 투쟁동력도 없는 상황에서 뚜렷한 전술도 없이, 저임금 노동자를 외면한 협상이 아닐 수 없다.



작년에 두 번이나 삭감안을 제출하였던 경영계는 올해도 똑같은 방식으로 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우롱하였다. 최저임금을 깎는다는 것은 이미 해고와 무급휴직으로 내몰리는 최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더욱 나락으로 밀어넣자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 보다 낮은 최저임금으로 고용하기 위해 대량해고까지 조장할 수 있는 일이다. 코로나19라는 비상한 상황 앞에서 최저임금조차 깎으려는 경영계에게 대화와 상생의 의지가 있긴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공익위원들 또한 표면적인 인상률 중재와 속도조절에만 힘썼을 뿐, 작년에 이어 사용자측의 소모적인 삭감안 제출을 방치하였다. 공익위원의 역할은 말그대로 공익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공익위원 내심에 있는 인상률 숫자 맞추기 방식의 표면적 중재에 머물렀다. 최저임금 제도 전반에 대한 정비나 공평한 노동시장 제도를 위한 공익적인 역할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청년유니온은 노사공 모두의 무책임이 그어놓은 올해 최저임금 협상의 한계에 갇히지 않을 것이다. 초단시간 노동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해소하는 법 개정 운동과 최저임금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는 진짜 취약계층 노동자의 삶을 더욱 드러내어, 이를 해결하고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교섭과 사회적 대화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2020년 7월 14일



청년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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