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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시장 성폭력 사건에 부쳐]

위력에 의한 성폭력 진상규명, 첫걸음은 연대와 각성이다.

 

충격적인 일주일이었다. 벌써 세 번째 광역자치단체장의 성폭력 사건이고, 서울시장을 9년 동안 재임 중인 정치계의 유력 인사였다. 피해자는 무려 4년 동안이나 성폭력을 당했다.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 향해 하지말라, 소리치고 싶었다.” 어렵게 목소리를 낸 피해자의 말이다. 피해자의 일터는 안전하지 못했고 목소리 조차 낼 수 없었다.

 

청년유니온은 2012년 말 서울시와의 사회적 교섭부터 청년정책 관련 거버넌스에 이르기까지, 청년의 삶을 바꾸기위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적극적으로 협력해왔다. 청년수당을 비롯하여 여러 정책이 추진되고 확산되고 안착되는데에는 박원순 전 시장의 의지가 있었다. 그가 삶으로 보여준 행적에서 박원순 전 시장마저 그러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그의 가해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의 믿음을 저버렸고, 뿐만 아니라 그의 마지막 선택으로 피해자는 어떤 사과도 받지 못하게 하였다. 얼마나 무책임한 선택인가. 그와 뜻을 같이 한 수많은 사람들을 혼란에 휩쓸리게 무책임하게 떠나버렸다. 그와 함께 여러 시도를 한 수많은 청년단체 활동가들은 참담한 심정을 감출 길이 없다.

 

여러 충격적인 사건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아직도 사람들은 상사에게 거절의사를 표현하기 어려운 여성이자 노동자의 지위를 이해하지 못한다. 사과를 바랐던 피해자의 마음은 2차가해로 찢겨졌다. 직장 내에서 위력에 의한 성폭력은 당사자가 문제제기 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성폭력을 당하더라도 당장에 그 문제를 인지하기 쉽지 않고 문제제기 하기에 어려운 상황들이 있다. 위력에 의해 발생하는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의 예방과 해결은 개인의 도덕성이나 용기에 맡겨두어서는 안 된다. 구조적으로 이를 예방하고 문제제기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시장과 비서간의 관계는 엄청난 권력이 작용 한다. 비서의 노동에 대한 후진적 인식은 업무에서도 공과 사가 쉽게 뒤섞이게 하고, 이는 이러한 권력관계의 문제를 극대화시킨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박원순 전 시장은 운명을 달리했지만 혐의에 대한 진상규명은 차질 없이 이뤄져야한다. 그것이 피해자의 치유와 명예회복, 그리고 고인의 행적을 기리는 최소한의 방법일 것이다. 또한 정치권의 반복되는 권력형 성폭력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와 대책도 필요하다.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진행되어야 하며 정치권에서는 피해자를 모독하는 행태를 멈춰야만 한다.

 

이번 사태로 우리는 어떤 어른을 보고 사회를 바꿔나가는 활동을 해나갈 수 있을지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피해자의 커다란 용기에 우리는 다시금 각성하게 된다. 세상은 저절로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누군가의 용기와 연대만이 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그 변화에 청년유니온이 동행할 것이다.


2020년 7월 14일

청년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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