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 :: 조합원 조명 프로젝트! 열번째!

이규진

인터뷰 : 장슬기&문서희

편집 : 김민주

Q. 청년유니온에 가입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세요?

아마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 검색을 하다가, 페이스북에서 본 거 같아요. 그 이슈 관련해서 무슨 모임 같은 게 있더라고요. 근데 그게 청년유니온인 줄도 몰랐어요. 그냥 한번 갔어요. 저는 좀 그런데 막 돌아다니거든요. 그래서 갔는데 뭔가 내용이, 그전에도 저는 청년유니온 가입하기 전에도 되게 싸움꾼 이어서 맨날 고소하고 다니고, 사회에 불만이 많고, 그런 사람이라 ‘아, 여기는 좀 나랑 맞는다.’(웃음)고 해서 가입까지 바로 그 자리에서 결정한 거 같아요. (그게 언제예요?) 2016년이요. 직장 내 괴롭힘 얘기하시는 분이, 개인적으로 좀 자기 사건 공론화하고 싶으신 분이 한 분 계시더라고요. 발표하시는데 되게 인상 깊게 들어서요.

Q. 청년유니온에서 참여했던 활동 중에 기억에 남는 거 있으세요?

저는 찾아가는 노동 상담 했었거든요, 상담사로. 거의 한 2~3년 정도 된 거 같은데, 아마 1회였을 거예요. 제가 여러 경험이 많다 보니(웃음). (이걸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던 이유가 있나요?) 아 나는 잘할 수 있을 거 같다(라는 생각)(웃음). 저희 클라이언트들은 다들 만족하셨어요.

Q.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으신가요?

저와 같은 업계 분이신데, 계약서 작성이 제대로 됐는지 알고 싶다고 하셨어요. 같은 업계 분 만나서 좀 좋았었고. 계약서는 그래도 나쁘진 않았는데, 계약서를 꼭 써야 되는지 안 써야 되는지 약간 헷갈려하는 그런 부분이 있어서 계약서의 중요성에 대해서 엄청 얘기하고 왔어요. 계약서는 자기 목숨과도 같은 존재다, 서류가 있는 거랑 없는 거랑 진짜 천지 차이다(라고요). (상담받는 분이) 아직 학생이셨거든요. 대학생이고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이게 맞는지 잘 모르겠어서 저희한테 의뢰한 것이거든요. 저도 계약서를 안 쓰고 힘든 길을 걸었던 걸 생각을 하면(웃음). 계약서를 쓰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Q. 청년유니온 가입하시기 전에 회사와 싸우셨던 경험이 있잖아요. 대표적으로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부당해고가 있었어요. 그리고 임금체불. 부당해고 건은 복직은 안 하고 그냥 합의금 줬어요, 그쪽에서 왜냐면은 그거 부당해고 말고도 회사가 어긴 법들이 많았어요. 일하는 사람이 5인 이상인데, 5인 이상으로 신고를 안 한 거예요. 그런데 제가 그 출결, 사람들 오고 가고 하는 거나 회계 관리, 이런 걸 다 하고 있었어요. 저는 디자인 쪽에 일을 하고 있는데, 그런 거까지 다 시키니까 그 엑셀 파일이 다 있는 거죠, 기록들이. 좀 꼼꼼하게 다 되어 있었고, 약간 통계까지 내서 ‘이렇게 하고 이렇게도 했다. 그리고 난 지각을 그렇게까지 많이 한 적이 없다. 근데 이 사람이 날 지각했다고 잘랐다.’ 이렇게 말을 하니까 그쪽에서 쫄고… 나에게 돈을 줬어(웃음).

또 어긴 부분이, 취업규칙이 있어야 되잖아요. 1인 이상 사업장에는 있어야 되는데, 그게 비치가 안 되어 있는 거예요. 그리고 계약서도 안 썼고. 그런데 사업자 스스로 그거를 밝힌 거예요. 딱 걸린 거죠. 지방노동위원회 가서 삼자대면을 했는데, 그거를 말한 거예요. 그 사람들 앞에서. 아, 딱 걸렸네! 약간 이렇게 된 거죠. (위원회 쪽에서)‘감옥 가고 싶으세요?’ 이런 식으로 말을 하시더라고요. 합의도 잘 됐어요. (불법에 대한)법적인 처벌이 사업자한테 되게 좀 위협적인 이유였죠. 저는 진짜 사실을 근거로, 기록을 토대로 얘기를 한 거니까. 사실 제 말 믿을 수밖에 없죠.

그리고 저도 그때 어려서, 스물일곱 살 때였거든요. 그래서 노무사랑 같이 가기는 했어요. 그 사람이 되게 고압적이기도 했고. 노무사가 있으면 좀 더 합의가 쉽지 않을까 해서. (맞아요. 청년유니온 자문 노무사 선생님들이 하시는 말씀이, 진짜 위원회 가서 얘기할 때 대리인 없으면 당사자들은 힘들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물론 저도 방어는 했겠지만, 노무사분이 잘 얘기를 해주셔서 합의 쪽으로 잘 이끌어진 거거든요. (노무사가 있지 않았다면)합의가 잘 안 됐을 수도 있죠, 이겼더라도.

Q. 그 외에 나머지 한 건은 어떤 것이었죠?

(위와 다른 회사에서) 월급이 두 달이 밀린 거예요. 하지만 저는 기록을 아주 철저히 하는 인간이기 때문에, 출퇴근 사항이랑 내가 일한 것들, 그런 거 다 정리해서 고용노동부에 진정하고. 그다음에 거기서 엄청 질질 끌더라고요. (그거도 유니온 가입 전이죠?) 가입을 했지만 저는 되게 빡세게 싸울 예정이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도움은 안 됐어요. 저는 민사까지 진행했어야 됐으니까. (민사는 어떤 거로 진행하신 거예요?) 민사는 (회사)차압하고, 경매 직전까지 갔던 거 같아요. 회사 물건 압류하고, 통장 다 가압류하고, 본압류 들어가고.

저는 거의 진짜 1년 가까이 했어요. 너무 짜증나서요. 제 돈만 안 준 게 아니고 다른 사람 돈도 안 준 거에요. 두 명. 2인분을 하다 보니까. 머리가 빠개지겠더라고요. 두 사람이다 보니까, 또 두 달씩 각각 밀린 거니까 금액이 적지 않더라고요. 연 20프로 법정이자가 붙다 보니까 거의 한 천만 원 가까이 되었어요. 저는 거의 한 1년 넘게 했으니까 이자도 상당히 컸죠. (임금체불 당했을 때 상황이 어때요?) 계속 준다고 하니까. 그리고 또 같이하는 동료도 있고. 그래도 좀 참아 보자, 약간 이런 분위기가 있어요. (두 달까지 기다려 봤는데 두 번째도 안 나오니까 신고하신 거군요) 그죠, 그죠. 어쩔 수 없어요, 그건. 먹고 살아야 되니까. 내 월급만 밀린 게 아니라 다른 동료 월급도 밀리니까. 한두 푼도 아니고.

Q. 1년 만에 체불 임금을 받으셨어요?

네. 그런데 저는 꽤 적절히 대처했음에도 회사가 엄청나게 잘 빠져나가더라고요(웃음). 거의 고용노동부에서 수배 직전까지 간 거예요. 삼자대면을 세 번까지 도망치면 수배령이 떨어지더라고요. 주민등록증이 정지되고(웃음). 수배범 되는 거죠. 그렇게 해서 결국에는 임금체불증명서 받고. 법원 가서 가압류 신청하고. 가압류 오케이 되어서 또 본압류 들어가서, 은행마다 또 돌아다니면서 신청하고. 결국엔 또 안 나와서 일반 체당을 받았어요. 일반 체당을 신청할 때쯤에는 거의 한 여덟 달 넘게 지나가지고, 저도 일을 해야 되니까, ‘서류는 노무사한테 맡기자’해서 둘이 같이 노무사 사서 서류만 써달라고, 너무 힘들다고(웃음). 그렇게 해서 받았죠. 일반 체당금으로 나라에서 받았죠,

Q. 그렇게 대처하면 업계 내부에서 불이익 같은 건 없어요?

그런 건 신경도 안 씁니다(웃음). (아 정말요? 그 이후에 뭐 취업 같은 거도 잘하셨죠?) 당연하죠. 생각보다 한국이 넓어요. 나는 돈이 중요하다, 남의 돈을 떼먹었으면 돈을 내놔야 한다, 그리고 그런 회사는 망해도 싸(다라는 생각을 해요).

Q. 조합원으로서 뿌듯했던 순간이 있었나요?

네. 뭔가… 이런저런 캠페인들을 많이 하시는데, 제가 처음 되게 감명 깊게 봤던 거는 그 한빛피디 있잖아요. 그 사건 때 되게 대응 잘하시는 걸 감명 깊게 봤어요. 근데 최근에는 제가 하는 게 많이 있어서, 너무 개인 일들이 바빠서 거의 신경을 못 쓰고 있거든요. 청년유니온 전체에. 다 잘할 거라고 믿고(웃음).

Q. 유니온을 지인한테 소개해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 한 명 영업했잖아요. 저희 동료. (, 리마님. 지금 활동하시는 단체에서 일을 같이하시는 거죠?)그죠.

Q. 인상 깊은 노동 경험은 뭐 있으실까요?

너무 많은데… (아까 말씀해주신 거 말고 다른 거 얘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엄청 좋은 건 없겠지만, 그래도 좋았다 하는 게 있을까요) 어… 그래도 금융권 회사나 IT 회사가 그래도 제일 나았어요. 사람들이 질척거리지 않아요. 되게 좀 가족 같은 회사들 많이 있잖아요. 그 가족 같은 분위기가 좀 없어요. 전 그런 건조한 관계 선호하거든요. 만약에 내 결혼식에 온다고 해도 저 사람은 축의금을 내지 않을 거 같다, 이런 사람이 나한테 결혼에 대해서, 자식 계획에 대해서, 이런 걸 줄줄이 물어본다든지 그런 거? 자꾸 우리 집안일에 엄마보다 더 신경을 쓴다든지 그런 가족 같은 분위기가 좀 없어요.

Q. 좋았던 회사 조직문화는 보통 어땠어요?

일단은 거의 업무적인 얘기만 많이 했었고, 너무 사적으로 막 깊이 파고들려고 하질 않았어요. 예의를 갖춘 느낌. ‘남자친구 있어?’ ‘아 있어.’ 약간 이런 정도의 톤인 거예요. 거기서 더 이상은 깊게 파고 들어가지 않고, 앞으로의 장래에 대해서 막 걱정을 해준다든지 이런 거도 딱히 없었고요. (약간 그런 느낌이네요. 명절 때 어른들이 하는 얘기를 회사에서도 듣는 그런 느낌) 그죠. 그런 게 저는 힘들죠. (원래 오히려 조직문화를 신경 안 쓰는 데가 더 좋았다는 말인가요?) 아니요. 그래도 조직문화에 신경을 많이 쓰는 데가 좋았죠. 안 쓰는 데는 그냥 엉망진창이고, 뭔가 슬로건이라도 걸고 뭐라도 조그만 거라도 해보려고 하는 시도가 있는 데는 조금은 낫더라고요. 금요일에 노래 틀어 놓고 집에 가라 그러고 이런 거 있잖아요. 그래도 조금이라도 노력을 하는.

Q. 앞으로 청년유니온에서 혹시 뭐 해보고 싶은 거나 기대하는 거 있으세요?

전에 했을 때, 저는 상담이 재밌었거든요. 비슷한 걸 한번 해보고 싶긴 해요. (저는 좀 규진님이 여성 노동자 대상으로 특화해서, 디자인 이런 거 가르쳐주기 하면 진짜 괜찮을 거 같아요) 너무 미친 듯이 바빠서 뭘 할 겨를이 없어요. 포토샵 가르쳐주는 소모임 만들기로 했는데, 그게 다 뭐야. 지금. (진짜 그게 언제 적이야. 완전 올 초예요) 너무 옛날이어서. (내년에 하시면 됩니다. 조직팀에 신청하시고 내년에 하시면 돼요.)

Q. 그럼 10주년 축하 멘트 부탁드릴게요.

10주년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짝짝짝.

Q. 마지막 질문인데요. 나에게 청년유니온이란?

청년유니온이란… 든든한 오른팔? 법적인 건 저도 잘 해결할 수 있지만 (청년유니온은) 좀 지지해주는 의미가 있어서 열심히 해야겠다, 열심히 싸워야겠다, 이런 마음이 좀 더 들었던 거 같긴 해요. 제 상담은 김병철님이 해주셨는데…(웃음) 일단 임금체불 관련해서 받았는데, 저 같은 경우엔 되게 사태가 심각했잖아요. 막 압류 걸고 막 그러니까. 그렇게까지는 안 해보신 거예요. 그렇게 소송까지 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을 거라. 그런데 (진행 중인 과정을 대신)해줄 순 없더라도, 지지해주는 말을 해주셨어요. 그래도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싸워야지 이런 마음(이 들었어요).

Q. 인터뷰하기로 했을 때 ‘아, 내가 이 얘기는 꼭 해주고 싶다’ 하는 거 있었어요?

여러분 한국은 생각보다 넓습니다(웃음). 쫄지 마세요.

——————————–

인터뷰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조조’는 조합원 조명 프로젝트의 줄임말로, 청년유니온의 열 번째 생일을 맞이하여 청년유니온 10주년 기획단 <온열즈>가 기획했습니다. 그동안 청년유니온의 다양한 활동에 함께해왔으나, 많이 조명되지 않았던 조합원을 만나 인터뷰할 예정입니다. 활동하게 된 계기, 기억에 남는 순간, 조합원이 생각하는 청년유니온의 의미 등에 대해 이야기나누며 10주년을 축하하고 싶습니다.  

‘조조’인터뷰는 남은 2020년에 계속 업로드됩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