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제1차 청년정책 기본계획이 발표되었다. 서울시에서 처음 청년정책기본계획이 수립되어 발표된 지 5년 만이고, 청년 단체들이 청년기본법 제정을 요구한 지 3년 만이다. 누적된 사회적 변화와 악화되는 청년 세대의 현실 속에서 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청년 당사자 운동이 청년 세대의 문제를 드러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의 역할을 이야기 해왔다. 청년세대가 겪는 노동시장 진입과 안착의 어려움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이고 개인의 노력이 불충분한 것으로 치부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시 청년정책기본계획(2020 청년보장)이 촉발시킨 청년수당 논쟁은 ‘물고기를 잡는 법’이라는 아무도 알 수 없는 허상이 아니라, 당장 안전망이 없는 청년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이제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청년 세대가 겪는 불평등의 문제를 직시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떼었다.

우선 갑작스러운 코로나19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는 청년세대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수단들이 동원되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6개월이라는 짧은 지원기간과 3년이라는 반복수급에 대한 지나친 제약 등은 보완이 필요하나, 지원 대상이 23만 명인 것은 의미 있는 수준이라 하겠다. 추후 고용 상황에 따라 규모 확대도 필요할 것이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지원 금액 하향과 3년형 폐지 등이 이뤄지는 만큼 자발적 이직과 관련한 제약도 완화하는 방향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직업일자리 사업은 연간 13.5만 명 규모로 올해 추경에 비해서는 다소 줄었는데, 현재의 고용상황이 심각함을 고려하면 다소 아쉽다. 산업정책과 연계 없는 양적 창출 위주 창업 정책, 직무중심 채용 강화와 무관한 일률적인 공정 채용에 대한 강조가 일자리 분야 청년 정책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전체 방향에도, 청년의 현실에도 조응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계획에서 특히 자발적 이직자 실업급여 지급 방안 검토와 직장내 성희롱 피해 관련 노동위원회 구제절차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추진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자발적 이직자 실업급여는 탐색과 이직이 잦은 청년 세대의 상황을 놓고 볼 때, 오랜 요구였던 만큼 추진 속도를 높여서 반드시 현 정부 임기 내에 마무리해야할 것이다. 성희롱 관련 구제절차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 추진은 기업 내의 성차별 문화 해소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찬가지로 추진으로만 남지 않도록 구체적인 계획 수립과 실행에 나서야하고 그 과정에서 청년 노동자의 목소리가 충분히 담기기를 기대한다. 또한 함께 내용에 담긴 특수형태고용노동자에 대한 산재보험료 경감 추진도 늦은 감이 있으나 중요한 과제라 하겠다.

일자리 분야 이외에도 고시원 등에 거주하는 주거 취약계층 청년에 대한 지원, 대학 비진학(고졸) 청년에 대한 지원 확대, 빈곤 청년을 위한 희망저축 계좌 등 자산형성 정책 강화, 정신건강 취약 계층 청년에 대한 정신건강 바우처 제공 등도 계획에 포함된 중요한 부분이다. 청년 세대 내의 격차 확대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가장 밑바닥에 있는 청년에 대한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추진해야만 한다.

첫 번째 청년정책기본계획 발표이므로 향후과제도 중요하다. 특히 세대 내 불평등이 나날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취약계층이 정책에 포괄될 수 있도록 하는 전달체계 강화가 반드시 병행되어야만 한다. 정책의 대상이 되는 것이 정보력의 격차에 따라 치러지는 경쟁이 되어서는 안 되며, 필요한 이들에게 필요한 만큼 정책의 접근이 보장되는 것은 정책 설계의 중요한 축이다. 또한 향후 정책의 설계 과정에서 청년 당사자의 참여와 공론 형성에서 세대 내의 이해대변의 불평등을 어떻게 접근할지도 반드시 고려해야할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코로나19 앞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락다운 세대에게는 시간이 없다. 청년정책 기본계획에 담겨있는 부분 중에서도 충분한 일자리 정책 규모 확보, 자발적 이직자 실업급여 개혁, 취약계층 청년에 대한 집중 지원, 정책 전달체계의 강화 등은 특히 그 규모와 속도가 중요하다. 제1차 청년정책 기본계획이 청년 세대가 마주하는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2020년 12월 27일
청년유니온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