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성명] 23세 청년 노동자 故 이선호님의 죽음을 추모하며

모든 반복되는 죽음 뒤에는 제도적, 구조적 부조리가 자리하고 있다. 이번 달 평택항에서 사망한 청년 노동자 또한 그러한 구조적 부조리의 희생자다. 계속해서 발생하는 사망사고 속에서 시민사회는 위험의 외주화에 대해 경고해왔으며, 불법적인 하도급에 대해서도 감시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국가와 제도는 이를 외면했고, 또다시 누군가의 생명을 잃게 만들었다. 많은 경우 이렇게 세상을 떠나는 건 제대로 자신을 보호해줄 수 있는 조직조차 갖기 어려운 노동자들, 사각지대에 놓인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다. 이미 이런 상황은 예고되어 있었다. 안전 교육도 없었고, 무리한 업무 지시 속에 고인에게는 안전모조차 없었다. 그저 사건을 덮고 싶었던 걸까, 심지어 119 신고조차 사내 보고에 우선순위가 밀려버렸다. 여전히 수많은 사업주들은 유리한 협상 지위를 이용하여 유가족들을 입막음시키는데 급급하고, 정부는 위험한 불법 하도급 현장을 방조하고, 입법부는 노동자를 보호하는 데 소극적이다. 더 이상 생명이 단순히 비용으로 치환되어 ‘영업 이익’이라는 이름 하에 삭제되어서는 안 된다. 철저한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이 우선 이루어져야 하며, 더하여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사각지대 철폐와 안전 기준 강화, 무엇보다도 이에 대한 제대로된 감시와 처벌을 통한 구조적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사회가 가하는 폭력 속에 세상을 떠난 고 이선호님의 명복을 빕니다.

누구도 일 하다가 죽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라며
2021년 5월 7일 경기청년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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