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수원시는 청년열정페이 사업을 중단하라

5월 18일 수원시청년지원센터 SNS에 ‘스페이스 매니저 모집 공고’가 게시되었다. 링크로 연결된 자원봉사포털에는 공간 대관 관리뿐만 아니라 사무업무지원까지도 명시되어 있다.

수원시청년지원센터가 청년들을 주 6일, 하루 최소 세 시간에서 다섯 시간씩 해당 기관의 업무를 시키며 무려 “혜택”이라고 강조해 제시한 것은 고작 ‘봉사시간’과, 누구나 사용 가능한 ‘센터공간 우선 사용권’이다.

그마저도 한 달 이상 업무를 할 수 있는 청년을 우대한다고 기재하고 있다.

무임금 노동을 봉사활동으로 둔갑시킨 모집공고를 보며 여러 네티즌이 지적하자, 수원시청년지원센터는 “많은 청년들이 봉사시간을 필요로 하여 저희 수원시청년지원센터에서도 도움을 드리고자 봉사자를 모집하는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수원시와 청년지원센터는 ‘봉사’와 ‘노동’의 차이를 모르는 건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열정페이를 자원봉사로 탈바꿈시키려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청년실업과 불안정노동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한 지 수십 년이고, 청년들은 여전히 비정규직, 저임금노동과 고용불안에 시달리지만 그나마 많은 인식변화 속에서 열정페이만큼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그런데 시민들의 삶을 지키고 일자리를 제공해야 할 수원시가, 더욱이 청년정책의 허브라 자처하는 수원시청년지원센터가 당당하게 무임금 열정페이로 청년을 모집하고 있다. 수원시와 수원시청년지원센터가 청년들의 삶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시대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노동의 대가로 선심 쓰듯 주는 봉사시간이 아니라 정당한 임금이고, 행복하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질 좋은 일자리이다.

수원시에 단 하나뿐인 청년노동정책이 ‘열정페이 근절대책’이라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마저도 지켜지기는커녕 열정페이에 대한 어떤 이해나 문제의식조차 없이 오히려 열정페이를 양산하고 있다.

수원시는 즉시 열정페이 사업을 중단하고 청년들의 현실에 기반한 노동정책과 행정이 이뤄지고 있는지 되돌아보길 바란다. 아울러 수원시청년지원센터 전반의 피상적인 사업들을 재점검하고 청년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 시행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운영해야 할 것이다.

2021년 5월 20일

정의당 수원시정 청년위원장 정채연
경기청년유니온 위원장 이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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