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최저시급이 낮지 않아서ㅋㅋㅋㅋㅋㅋㅋㅋ

부산대학교 안에서 캠페인이 진행되는 곳을 지나가던 한 여학생이 친구를 바라보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함박웃음을 보이며 했던 말이 잊혀 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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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몇 개월 전 나의 모습과도 닮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적지 않은 시급을 받았기에 보였던 무관심은 아니지만 최저시급을 1만원씩이나 올려야하는 필요성을 알지 못했고 더 많이 아껴보려 노력하지 않고 단지 남 탓을 하며 엄살 피우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의 화살 끝에는 항상 내가 서있었다. 좀 더 부지런하지 못한 나를 탓하며 문제는 스스로에게 있다고 생각하며 지내 왔기 때문이다.

 

<한국의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1.4%인 점을 들며 한국 근로자의 실질임금은 2013년에 비해 0.3% 감소, 한국 근로자의 월급이 물가보다도 적게 올랐다는 뜻> – 경향신문(2015-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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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렇게 물가 상승률에 비해 임금의 상승은 전혀 못 미친 다는 피켓을 보며 생각이 확장되었고 그렇다면 부자가 되게 해 달라는게 아니라 숨 좀 쉬게 해 달라라는 외침은 더 이상 타인의 목소리가 아닌 나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뿐만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야.’라는 무기력함에 조금 더 파고 들어야 한다는 필요성 또한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은 선택해야 할 사항이 아닌 필수로 다가와 사업단에 동참하게 되었다.

 

12일로 경남.부산에서 최저임금 캠페인을 함께 했는데 제대로 된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적어도 폐는 끼치지 말아야한다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올해 첫 폭염주의보 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거리와 캠퍼스를 오가며 피켓과 리플렛을 들고 낯선 사람들에게 최저임금에 대한 서명과 설명을 하며 많은 생각을 했다. 간혹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쌩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안 그래도 더운데 본체만체 하니 기분이 나빠서 리플렛을 뒤통수에 던져버리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예전의 내 모습 역시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그래서 캠페인을 통해 나눠주고 있는 것은 어디선가 버려질 종이 쪼가리가 아닌 누군가에겐 생각 확장의 재료가 되기도 하며 우리의 호흡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날 수 있도록 여지를 열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참여했다.

 

그리고 최저임금 위원회에 청년당사자가 위원장으로 위촉된 건 30년만의 최초의 일이라고 한다. 글로써 읽는 30년의 세월은 가늠되기 어렵지만 내가 살아온 시간보다 오래된 기간이라고 자각한다면 얼마나 많은 시간들이 쌓여 만들어낸 가능성의 출발점인지 깨닫게 되어 굉장히 대단하고 소중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변화 될 수 있을까?’ 라고 던지던 수많은 질문은 끝을 알 수 없는 시간 안에서 미세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에 힘을 싣고 긴 호흡을 함께 하고 싶다.

  (너무 진지진지 해버려서 ㅈㅅ:)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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