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당사자가,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이 된 첫 해, 
교섭의 자리(회의 공간)에서 열심히 싸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을 만들고,
청년의 목소리를 모으기 위한 과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노력해 온 시간들이었는데요, 
(인천-경남-부산-대구-경기 전국투어, 각종 기자회견, 토론회, 1인시위, 매주 캠페인 등의 활동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네요~)

최저임금 사업단 및 함께 했던 사람들과 올해 최저임금 사업 활동을 돌아보고,
더 많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지금 진행되고 있는 최저임금위원회 상황에 대해 알리고 나누는 자리, 
최저임금 페스티벌 <그래서 내년에 얼마래니?!>가 28일(목)에 열렸지요~ 그날의 이야기를 공개합니다.^^

잠깐,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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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밤을 새며 준비한 집행부들과 이틀 동안 땀 흘린 공연팀 연습의 모습이에요.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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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에 행사 장소인 신촌에 도착했는데 비가 주륵주륵… 또르르… 상황을 지켜보는 중입니다. ㅠㅠ 


잠시 비를 피하며, ‘지나가는 비려니’ 빌고 있다가 공군 기상청에까지 확인해보니 비가 계속 온다는 말에…
뒷풀이 장소로 예약해두었던 실내 장소로 부랴부랴 옮기게 되었답니다. ㅠㅠ 아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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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를 세팅 중이에요. 다행히 밖에서 하려던 프로그램 그대로 옮겨서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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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 <올리는 라디오> 시작했습니다~! DJ는 상근자 한섬과 우연이에요. 밖에서 못한 아쉬움은 컸지만 실내에서 하니, 소극장 분위기가 나고 나름 좋네요^^


마치 실내에서 하려고 했던 것처럼! 장소 세팅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  최저임금 <올리는 라디오>가 시작되었어요~ 

우연: 먹고사니즘이라는 말이 있어요. 어원인 “먹고 살다”에 ism을 붙여서 만든 신조어인데요. 당장 먹고 살기 위해서 발버둥 치느라 주변을 돌아볼 여유, 여가나 취미를 가질 여유가 없는 현실을 표현한 말이라고 합니다. 남의 이야기 같지 않죠? 바로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우리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요?

한섬: 무언가 기대하고 꿈꾸면서 살기가 힘든 것 같아요. 그렇지만 모두의 임금인 최저임금이 훌쩍 오른다면 새로운 가능성을 꿈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저임금 인상만이 나라에서 허락하는 유일한 희망이니까요.
진짜 라디오의 오프닝같죠?^^.  첫번째 공연으로, <C’ast hood> 의 랩이 바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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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번째 공연 <C’ast hood>의(이성준 조합원님) 랩 공연. 어느 새 비를 피해왔다는 사실도 잊고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어요~!


사실 지난주에 섭외 요청을 드렸는데도, 흔쾌히 응해주신 것은 물론 직접 자료를 보시고 가사를 쓰시며 자작랩을 만들어주셨답니다. 감동감동~~ 

가사 일부를 공개합니다~~ 가슴에 콕콕 박히네요. 

“2016년은 당연히 만 원 정도 해야지 않겠어 
물가는 계속 오르고 세금도 오르고 
가계부채도 오르고 부모님 기대도 오르고 
최저임금 빼고 다 오르고 우리의 분노도 오르고 
Fast food coffee and Ice cream 빵집
편의점 Serving 학원 피씨방 까지 
오늘 우린 청년의 행복을 협상하지
정말 동결해야할 건 청춘의 상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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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후 최저임금 사연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이어졌어요. 간추려 소개합니다. 


#1. <올리는 라디오> 첫번째 사연.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시는 조합원님의 사연이었는데요.

“제 직업은 소프트웨어 개발자입니다. 노력대비 성과를 내기에 좋은 직종이라는 생각이 들어 정년까지 하고 싶다고 생각해왔어요. 그런데 막상 나이가 점점 들어가고 체력도 고갈되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몸이 안 좋으면 머리도 잘 안돌아가고, 그만큼 업무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도 더 들어가니까요.

다른 일을 구하려니 가장 큰 문제는 돈이었습니다. 그저 지금보다 조금 덜 일하면서 그럭저럭 먹고 살고 싶었죠. 이렇게 직업과 돈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지금까지 최저임금을 남의 일로 여겨왔던 것이죠. 

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현재 꽤 안정적인 직장에 다닌다 해도 제 삶은 최저임금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단지 ‘최저임금이 올라야 내 연봉도 오르지…’ 정도의 피상적인 문제가 아니라 최저임금은 우리 모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존재니까요. 언젠가는 그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순간이 올 것이고, 그땐 현실적인 최저임금이 절실할 것입니다. 제가 꿈꾸는 ‘그럭저럭 먹고 살만한 삶’을 위해서, 나아가 우리 모두의 임금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 모두의 삶을 위해서 최저임금이 오르기를 기대해봅니다.”


#2. <올리는 라디오> 두번째 사연. 김영 조합원의 사연이었어요.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휴학을 하고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나라인 호주에 가서 워킹 홀리데이로 일을 했어요. 

캥거루 농장에서 제가 담당한 업무는 캥거루 목을 잘라내는 것이었는데, 매일 천 마리 정도의 캥거루의 목을 분리해냈습니다. 하지만 업무는 힘들었어도 최저임금을 준수하고 휴게시간도 제공하고, 작업도구도 제공을 해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인간적인 대우도 해주었습니다. 당시 호주 최저시급은 19불, 한국 돈으로 19000원 정도였어요. 높은 최저임금 덕분에 굳이 연장근로나 휴일근로를 하지 않아도 되더라고요.

거기서는 미래를 계획하는 삶, 일상에 찌들지 않는 삶, 돈에 쫓기지 않는 넉넉한 삶이 가능했습니다. 이건 고액 연봉을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살아가는 평범한 호주 노동자들의 이야기이고, 당시 호주에서 지냈던 제 이야기입니다.

1년 전, 비자가 만료되어 워킹 홀리데이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여느 20대 대학생들과 다르지 않게 아르바이트에 뛰어들었습니다.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 고시원 월세를 충당하기 위해서 알바 하나 가지고는 쪼들릴 수밖에 없는 삶에 던져진 것이죠.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다보면 문득, 호주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 살아가면서 그런 여유를 꿈꾸는 것은 사치일까요?”


#3. <올리는 라디오> 세번째 사연. 

“특성화고등학교를 나와 19살 때부터 사회생활에 뛰어든 21살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매일 10시에 출근하고 막차 끊기기 전까지. 10시 넘게 야근을 하는 게 제 일상이었습니다. 그렇게 일을 하고 받는 월급은 약 120만 원 정도.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데 제 시간당 수당은 최저임금 혹은 그 이하였던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께 생활비 50만 원 정도를 드리고 나면 제 용돈은 50만원 정도였어요. 

예전에 함께 여행 가자는 친구들의 제안을  금전적인 비용이 부담스러워 괜한 일 핑계를 되면서 거절했었을 때가 있었는데 그때 ‘나는 왜 이렇게까지 열심히 일하는데 왜 항상 돈이 부족할까? 디자인을 그만둬야하나?’ 하며 혼자 슬퍼했던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원하는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 원. 월급으로 따지면 209만 원 정도라는데 월급이 이 정도면 적금도 붓고 결혼자금도 마련하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휠씬 더 여유 있게 살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르바이트생들을 위해서도 직장인들을 위해서도 내년에는 최저임금이 많이 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최저임금 당사자들의 사연을 들으며 들떴던 분위기가 순간 조용… 
최저임금이 오르면, 우리도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 게 아니라 내일을 준비하고, 꿈을 꿀 준비를 하면서 살아갈 수 있겠죠. 
아르바이트를 하던, 직장에서 일을 하던 우리모두의 임금이라는 생각이 사연을 들으며 새삼 들었어요. 최저임금이 올라 우리 모두 밥 한끼 보다는 더 많은 걸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촉촉해질 때쯤. 

1부 마지막으로, <없는 살림에>의 공연이 이어졌어요. 경남에서 유명한(?!) 밴드인 <없는 살림에>가 페스티벌을 위해 서울로 오셨답니다. 두분다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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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는 살림에>의 공연. 없는 살림에-Wanna be-졸업



<없는 살림에> 공연 후, 자연스럽게 2부가 진행되었어요. 
올해 최저임금 사업을 돌아보며 최저임금위원회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영상을 함께 봤습니다.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사용자위원의 멘트에 다들 분노 부글부글…!

이어서 기자회견과 1인 시위, 페스티벌까지 함께 만들어온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위한 청년학생단체 연석회의> 단체 대표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자리가 협소한 관계로 대표님들의 사진을 찍지 못했네요. 죄송죄송.) 

마지막 공연으로, 최저임금 사업단이 준비한 ‘에이민트’의 <NoN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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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결하지 마 No No No 장난치지 마 No No No
언제나나나 내게 최저인생 강요한 너
너 이 돈 받고 살아봐 시급 올려줘 이제
언제쯤 힘이 돼줄래?“

에이민트 공연이 끝나자마자, 당일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들의 퇴장으로 회의가 일찍(?!) 끝나서 바로 서울로 올라온 김민수 위원장이 등장! 최저임금위원회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그날 사용자위원들은 왜 퇴장했는지, 생생하게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랩퍼 <C’ast hood>님의 앵콜 랩 “올려♬ 올려♬”로 페스티벌이 마무리 되었어요.

분명히 몇번 확인했을 때는, 금요일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했는데ㅠㅠ 
갑자기 내린 비에 당황하기도 했고,
신촌 거리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최저임금 인상을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안타깝기도 했고,
집행부는 물론, 최저임금 사업단과 여러 단체들,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준비한 만큼 아쉬움도 컸지만
마치 실내에서 하려고 했던 것처럼, 
분위기 좋게 많은 호응 보내주신 참가자 여러분 덕분에 올해도 무사히, 잘 치루게 되었어요.
함께 해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후기를 쓰는 이 시간, (29일/월) 최저임금 시급에 이어 ‘월급도 함께 병기하자’는 공익위원의 제안에 퇴장했던 사용자위원들이 오늘 회의에도 전원 불참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네요. 해도해도 너무 합니다. 이제는 구체적인 최저임금 금액 심의에 착수해야할 때인데, 무엇이 두려워서 월급 병기에 ‘보이콧’을 하고 최저임금 심의를 미루는 것일까요. 

얼마 남지 않았어요. 조금더, 힘을 모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공연 하이라이트 영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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