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유니온 성명]
더 받기 어려워지는 실업급여, 안 하니만 못한 고용보험법 개정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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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5 노사정 합의 이후 노동개혁이 국회에서의 입법과정을 거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인 노동개혁 5법의 연내 통과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정부가 주장해 온 노동개혁의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는 과장되어 있다. 또한 일반해고의 도입 등은 청년·여성·노인·중소기업 재직자·비정규직 등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이미 일상적인 고용불안에 노출되어 있는 노동약자에게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다.

한 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월 6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회안전망, 특히 고용보험의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 이는 사회안전망이라는 당근과 일반해고 등의 유연성을 교환하자는 의도로 읽힌다. 따라서 노동개혁 5법의 사회적 의미와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5개의 법안 중 「고용보험법」에 주목해야 한다.

김무성 의원이 대표발의 한 「고용보험법」개정안에 따르면 실업급여의 지급기간을 30일 연장하고, 지급수준을 50%에서 60%로 인상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기본적으로 고용보험의 보장성이 강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저임금 불안정 노동에 종사하며 단기고용과 실업을 반복하는 청년들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보장성이 약화되고 문턱만 크게 높아져 사각지대가 늘어난다. 개정안에 따르면 실업급여의 지급 요건이 엄격해지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이직 전 18개월 동안 180일 이상 일해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이직 전 24개월 동안 270일 이상 일해야 한다. 실제 일하는 날을 기준으로 하니 주5일 근무로 따져 1년 정도 재직상태를 유지하며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어야 수급 자격이 생긴다. 그 이하의 단기계약 일자리이거나, 조기 퇴사·해고로 실업상태에 빠지는 경우 급여 자체를 받을 수 없다. 지급기간이 30일씩 늘어봐야 소용이 없다. 더 불안정하고 열악한 노동자들이 놓이게 될 사각지대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참고로 첫 직장을 1년 미만의 단기 계약직으로 갖는 20대 청년층의 비중은 지난 5년 사이 2배 늘었다.)

실업급여의 진입장벽은 기존에도 이미 높다. 비정규직 중에서 고용보험에 가입하는 비율은 38.7%에 불과하다. 헤어디자이너, 학원강사 등 프리랜서(특수고용) 노동자도 배제되어 있다. 특히 OECD 가입국가 중에 유일하게 ‘자발적 이직자(퇴사자)’를 배제하고 있다.

실제로 2011년 청년유니온의 조사에 따르면 이직·퇴사 경험이 있는 직장인 중 실업급여를 받아 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20%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이 진입장벽을 악용하여 퇴사를 하는 노동자에게 법에 정해진 퇴직금을 지급하는 대신 ‘권고사직’처리하여 실업급여를 받을 것을 유도하는 사용자의 불법·편법도 만연해 있다. 현장에서는 실업급여를 받는 것도 사장님의 은혜(호의)에 기대야 하는 것이냐는 슬픈 목소리가 나온다.

해법은 명확하다. 실업급여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사각지대를 완화해야 한다. 일상적인 고용불안에 노출되어 있는 오늘날의 노동약자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자발적 이직자에게도 수급권을 부여하고, 사각지대에 노출 된 이들을 고용보험의 안전지대로 끌어들이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강구되어야 한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고용보험법」 개정안은 거꾸로 수급 요건을 대폭 높이고 있다. 고용보험이라는 제도가 있음에도 사각지대가 넓고 수급 요건이 까다로워 수혜를 입지 못하는 대다수 저임금·불안정·주변부 노동자의 현실을 고려할 때. 안 하니만 못한 법 개정이다. 일반해고 등을 도입하는 대신 사회안전망을 튼튼하게 해주겠다더니, 장난질도 이런 장난질이 없다.

새누리당은 청년들에게 더 큰 박탈감을 안기는 『고용보험법』 개정을 즉각 철회하라.

2015년 10월 6일
청년유니온

(참고) 

청년유니온 ‘튼튼한 일자리 안전망 구축’ 4대 개혁과제 요구안

▲실업급여 수급액 인상 및 수급 기간 확대, 30세 미만 청년에 대한 차별 폐지, 
▲‘자발적 이직자’와 ‘특수고용노동자’를 포함하는 실업급여 수급 대상 확대 (수급 요건 완화), 
▲‘생애 첫 일자리 구직자(청년 실업자)’와 ‘장기실업자’를 위한 ‘한국형 실업부조’의 도입, 
▲고용보험위원회의 민주적 ․ 공개적 운영 및 안정적인 재정기반의 확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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